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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크리스천투데이] “AI, ‘도덕적 창의성’ 없이 인간 영혼 담아낼 수 없어”2025-11-19 22:41
작성자 Level 10

“AI, ‘도덕적 창의성’ 없이 인간 영혼 담아낼 수 없어”


(2025-11-11 일자)


   박욱주 교수, 한국기독교학회 정기학술대회 주제발표

   지적·도덕적 창의성 없는 AI
   동반자 삼아 오랜 기간 동행
   많은 사고와 위험, 시행착오
   도덕적 멘토·교사 역할 해야
   AI의 영혼 이해, 당분간 불가
   영혼 속성 고찰 충분히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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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응답 시간에 박욱주 교수(맨 오른쪽)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기독교학회 제54회 정기학술대회가 11월 8일 부천 서울신학대학교(총장 황덕형 박사)에서 ‘AI와 기술시대의 영성’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본지 칼럼니스트 박욱주 교수(연세대)가 ‘마인드 업로딩의 인간학, 도덕적 창의성의 영혼론: 트랜스휴먼 신학 갱신을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했다. 그는 지난 4월 『인공지능, 영혼의 존재』를 출간한 바 있다.

박욱주 교수는 향후 ‘포스트휴먼 신학’ 연구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도덕적 창의성(moral creativity)’을 하나의 사례로 삼아, 인공지능(AI) 시대에 기술 발전의 혁신성 정도에 상관없이 신학적·기술적으로 수긍할 수 있도록 의미를 확장한 ‘영혼’의 개념 정립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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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기독교학회

박 교수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구 철학사 및 신학사에서 영혼 개념의 의미 영역이 어떻게 육체의 기능으로 환원되고 축소돼 왔는지 살핀 다음, AI 개발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트랜스휴머니즘 발흥을 계기로 영혼 개념의 의미 영역이 재차 확장돼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포스트휴먼 신학 연구자들이 트랜스휴머니즘에 대응하는 신학적 인간학 갱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한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랜스휴먼 기술에 과도하게 낙관적이고 열광적인 기대감을 갖는 이들, 그에 상응해 육체로 환원되는 관계적 존재자로서의 인간 이해를 제시하는 포스트휴먼 신학 연구자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현재 마인드 업로딩의 돌파구 후보로 각광받는 딥러닝 기술이 ‘도덕적 창의성’을 갖추지 못하는 한, 참으로 ‘인간적인’ 혹은 ‘인간성을 담아낸’ AI는 탄생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진정으로 창의적이고 참신한 사고를 하지 못하는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은 결국 인간으로부터 새로운 지적·도덕적 가르침을 받지 못한다면, 세대를 거듭할수록 그 기능이 저하될 운명을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인간 의식 혹은 인간성 핵심 중 하나인 ‘도덕적 창의성’을 스스로 발휘할 수 없는 존재자는 당연하게도 인간 의식을 변형과 훼손 없이 담아내는 그릇이 될 수 없다. 상당히 오랜 미래까지 인류는 지적·도덕적 창의성을 갖지 못한 AI를 삶의 동반자로 삼아, 많은 사고와 위험과 시행착오를 겪을지 모른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의 영혼과 그 안에 담긴 인간성에 대해 사유할 때, 신학적 인간학의 전통적·필수적 요소 중 하나인 도덕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향후 AI 기술 발전 방향성 설정에 결정적 중요성을 갖는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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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욱주 박사가 우수 논문상을 수상하고 있다. ⓒ한국기독교학회

그러면서 “도덕적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AI와 삶의 격변을 겪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인간은 AI의 도덕적 멘토이자 교사 역할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고, 인공 에이전트에게 인간의 도덕적 판단 전체를 맡기는 직무유기를 허용해서도 안 된다”며 “디지털 대상화와 연결주의적 연산을 통해서만 기능을 발휘할 수 있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현 단계의 AI 수준에서, AI에 인간적인 영혼을 담거나 인간 영혼을 적실하게 이해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욱주 교수는 “딥러닝 기술의 혁신적 발전을 계기삼아 대중 미래상을 뒤바꾼 트랜스휴머니즘의 환상적 예언은 많은 이들에게 인간 육체를 버리고 기계 육체로 환원된 유물론적·무신론적 인간상을 그리도록 유도했고, 포스트휴먼 신학 역시 그러한 인간상에 초점을 맞추고 신학적 인간학 갱신 혹은 혁신을 시도했다”며 “AI 기술의 혁신적·점진적 발전을 앞둔 포스트휴먼 시대 신학은 실현 가능성부터 불투명한 트랜스휴머니즘 지지자들의 ‘예언’에 현혹되기보다,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즉각 적용될 수 있는 영혼 및 인간성 개념 정립을 위해 다각적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박 교수는 “영혼이 발휘하는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성 개념의 유물론적 혹은 물리주의적 갱신에 급급하기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영혼의 속성들에 대한 보다 다채롭고 다각적인 고찰을 충분히 수행하면서 ‘기술로 인한 육체 변화’라는 민감한 논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며 “영혼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신학적 인간학 사유 전통과 유산은 ‘도덕적 창의성’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다. 이러한 논제들 하나하나에 대한 충분한 고찰을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트랜스휴먼 기술의 미래를 전망하고 문제점을 고민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포스트휴먼 신학의 충분한 성숙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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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후 신임 회장과 부회장, 직전 회장이 꽃다발을 받은 모습. ⓒ한국기독교학회

박욱주 교수 외에 윤철호 박사(장신대 명예교수)가 ‘인공지능과 인간 의식: 과학철학적 논의와 신학적 성찰’, 이윤경 교수(이화여대)가 ‘포스트휴먼 신화: 에덴, 기술, 그리고 종말’을 주제로 각각 주제발표를 전했다.

한국기독교학회는 지난 세 차례 학술대회를 통해 오늘날 경제와 사회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AI 기술 발전을 주제로 집단지성적 연구와 토론을 진행하면서, ‘AI를 바라보는 성명서’와 ‘AI 개발과 활용에 관한 12 준칙’을 제시한 바 있다.

이날 주제발표를 전한 3인의 논문은 이번 학술대회를 위해 실시한 논문 공모에서 선정됐으며, 이날 학회에서 학술상 논문상 시상도 진행됐다. 이후에는 14개 회원 학회들이 학회별 모임을 갖고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기독교학회는 논문 발표 후 총회에서 신임 회장에 강성영 부회장(한신대 총장)을, 신임 부회장에 유경동 감사(감신대 총장)을 각각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개회예배는 지난 2년간 회장을 맡은 황덕형 총장(서울신대) 진행으로 서울신대 이사장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가 설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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