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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헤럴드뮤즈 [엔터, 지금?]‘운명전쟁49’부터 ‘신이랑’까지‥무당을 앞세운 신(神)들의 전쟁2026-03-09 02:43

[엔터, 지금?]‘운명전쟁49’부터 ‘신이랑’까지‥무당을 앞세운 신(神)들의 전쟁

헤럴드뮤즈 2026-03-07 일자



디즈니+ ‘운명전쟁49’ 흥행이 연 K-무속시대
토크·괴담 넘어 법정물까지‥확장된 신(神) 세계
불안의 시대, 신년 점 유튜브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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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전쟁49’ 예고편 캡처



[헤럴드뮤즈=김나율 기자]“‘무속’은 단순히 종교적 차원을 떠나 한국인의 세계관은 물론, 한국문화의 원형을 간직한 토대라 할 수 있습니다.”(윤석진 교수)

K-콘텐츠가 가장 은밀하고 뜨거운 금기를 다시 꺼내 들었다. 그동안 무속은 방송가에서 철저히 ‘양념’에 불과했다. 고민하는 연예인 뒤에서 신비로운 해석을 덧붙이는 조언자, 혹은 공포 예능의 서늘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장치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판이 완전히 뒤집혔다. 무속은 더 이상 병풍이 아니다. 주인공의 자리를 꿰찬 ‘게임 체인저’다.

운명전쟁49는 무속인을 상담자가 아닌 ‘플레이어’로 세웠다. 국내 최초 무속 서바이벌을 내세운 이 프로그램은 신점과 영적 능력을 경쟁의 대상으로 끌어올렸다. 맞히는가, 틀리는가. 설득력 있는가, 아닌가. 무속이 평가받는 구조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논란이 생기는 것도 자연스럽다. 믿음의 영역을 점수화하는 방식 자체가 도발적이다. 그러나 바로 그 긴장감이 흥행 동력이 됐다. ‘신뢰’와 ‘불신’ 사이를 오가는 구조는 리얼리티 포맷과 결합했을 때 가장 강력한 드라마가 됐다.


 

글로벌 OTT가 무속 콘텐츠에 올인하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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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전쟁49’ 포스터


주목할 지점은 플랫폼이다. 지상파가 아닌 OTT에서 먼저 실험이 이뤄졌다. OTT는 화제성·구독 유지율이 핵심 지표다. 논쟁적인 소재일수록 알고리즘에 유리하고, 무속은 그 자체로 클릭을 부른다.

이미 방송가에는 ‘신빨토크쇼-귀묘한 이야기2’, ‘괴담노트2 : 만신전의 기록’, ‘미스터리클럽- 신(神)기록’ 등 무속 기반 토크·공포 예능이 자리 잡고 있다. ‘심야괴담회5’ 역시 괴담과 무속적 해석을 결합해 시즌을 이어왔다.

차이는 수위다. 과거가 ‘이야기’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검증, 경쟁으로 나아간다. 무속이 하나의 포맷으로 진화 중이다.

방송 산업에서도 이를 하나의 문화적 흐름으로 해석한다. 윤석진 충남대학교 교수(방송평론가)는 “한국 사회에서 무속은 토착 민간신앙이지만, 종교적으로는 배격되는 경향이 강했다”면서도 ‘무속’이 한국의 세계관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적 잠재력에 대해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인 흥행을 매개로 한국 ‘무속’의 문화적 전유 가능성이 주목받았다”며 “콘텐츠 산업 전 분야로 확산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박욱주 연세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예능과 코미디 프로그램을 통해 무속이 친숙하게 소비되면서 대중적 이미지 변신이 이뤄졌고, 영화에서는 신비성과 영험함을 강조하며 또 다른 매력을 부각해왔다. 이는 무속에 대한 이미지 변신에 큰 도움을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 한국 무속이 K-컬처 확산에 힘입어 매력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입증되었기에, 전 세계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방영하는 OTT 사업자들이 무속 주제 프로그램 제작에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예능의 도파민을 넘어 드라마의 서사를 지배하는 ‘무속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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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랑 법률사무소’ 포스터



확장은 예능에 그치지 않는다. SBS 새 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는 무속과 법조계를 결합한 설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속을 판타지 장치가 아닌, 사회적 소재로 끌어냈다.

무속은 자극적 소재가 아닌, 하나의 서사 세계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단순 공포 코드였다면 법정물까지 확장되기는 어렵다. 이는 무속이 한국 콘텐츠 안에서 일종의 세계관으로 기능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도 한국 전통 신앙과 초자연적 세계관을 결합한 작품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무속이 공포나 미스터리 장르를 넘어 한국적 세계관을 구성하는 문화 코드로 활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짜’라 욕하며 ‘진짜’이길 갈구하는 시청자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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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 유튜브 썸네일 캡처


방송 밖에서도 흐름은 이어진다. 배우 한가인을 비롯한 연예인들이 신년 운세를 보거나 신점을 체험하는 과정을 유튜브 콘텐츠로 공개한다. 과거 개인적 영역이었던 점 보기가 공개적 소비로 전환됐다.

여기에는 모순된 심리가 작동한다. 믿지 않지만 궁금하고, 의심하지만 클릭한다.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시대에 즉각적인 해석을 제시하는 무속은 강력한 서사가 된다. 시청자는 콘텐츠를 통해 안전하게, 때로는 의심하면서도 소비한다.

윤석진 교수는 “최근 무속을 매개로 한 콘텐츠가 늘어나는 현상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속이 ‘낯설고 이질적이지만 운명을 설명하는 서사’라는 점에서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서 잠재적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며 “동시에 생성형 AI 등 급격한 기술 변화 속에서 인간 존재의 불완전성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무속이 해석의 장치로 소비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박욱주 교수의 시선은 조금 달랐다. 박욱주 교수는 “무속의 확산을 사회적 불안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무속은 사회적 구조보다는 개인의 삶의 내러티브와 밀접한 개별화된 문화의 대표적 사례다. 개인의 선택과 경험을 중시하는 시대 분위기와 맞물려 콘텐츠 소재로도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K-콘텐츠 속 무속은 더 이상 단순한 공포 장치나 신비주의 소재가 아닌, 새로운 장르로 확장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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